아무 말도 못 해서
이충섭
개울가 언덕에 밀려온
여린 물결이 슬픈 것은
밀려서 떠난 사람이
아무 말도 못 해서
밀려서 숨은 사람이
불안 공포에 떨어서.
개울 한가운데 흐르는
물줄기가 싫은 것은
빼앗아 가지려는
탐욕이 너무 심해서
밀쳐내고 이기려는
폭력이 미워서.
개울가 우거진 풀이
연두색 뺨을 내미는 것은
저녁 해 품은 구름처럼
붉어지고 싶어서
말하지 못하고 떨고 있는
사람에게 가고 싶어서.
*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소식을 듣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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